서월과 마노

P 1-2

옛날 어느 마을에, 임서월과 임마노라는 남매가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의 탐욕과 소망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답니다.

P 3-4

어느 날, 서월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불행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서월의 마음은 간절했어요.

P 5-6

그 사람을 위해, 서월은 마을의 샤먼을 찾아갔어요.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대가로 부적을 요청했습니다.

“저의 행복을 드릴게요. 대신, 그 사람이 평생 행복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샤먼은 흔쾌히 거래를 받아들였어요.

P 7-8

그렇게, 서월은 행복을 잃었고, 그녀가 지켜주려 했던 사람은 부적의 힘으로 다른 이와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어요. 서월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어요. 그녀는 더 이상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답니다.

P 9-10

이 사실을 알게 된 마노는 분노했어요.

“왜 누나의 행복을 그렇게 쉽게 내어준 거야? 그는 결국 다른 사람과 행복해졌을 뿐이야. 누나만 남겨졌어.”

그러나 서월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아니, 대답할 수 없었어요. 행복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어요.

P 11-12

그날 밤, 마노는 서월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마을을 떠났어요.

“누나, 내가 누나를 지킬게.”

어둠 속에서 둘은 새로운 시작을 향해 걸어갔어요.

P 13-14

시간이 흘러, 그들은 “미스틱 골동품”이라는 가게를 열었어요. 마노는 탐욕스러운 이들에게 코인을 던지는 내기를 제안했어요.

“한 번의 내기로 당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어요.”

탐욕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기꺼이 내기에 응했지만, 마노가 던진 코인은 언제나 그들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갔어요.

P 15-16

그리고 서월은 마노가 빼앗은 것들을 조용히 가공했어요. 어떤 것은 보석이 되었고, 어떤 것은 거울이 되었으며, 어떤 것은 미스틱 더스트가 되었어요. 미스틱 더스트는 단순한 가루가 아니었어요. 탐욕스러운 자에게는 한낱 먼지였고, 간절한 자에게는 기적이었어요.

P 17-18

그러나 마노는 한 가지를 더 원했어요. “나는 누나가 다시 행복해졌으면 해.” 서월은 조용히 마노를 바라보았어요. “나는 이미 행복을 잃었어. 다시 찾을 수 있을까?”

P 19-20

그날부터, 마노는 사람들의 탐욕이 아닌,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사랑했던 순간, 꿈을 이루던 날, 친구와 함께 웃던 기억…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건 누나가 잊고 있던 행복이야.” 그리고 그것을 서월에게 건넸어요.

P 21-22

처음에는 아무 감각도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들은 서월의 안에서 조용히 피어났어요.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가벼운 미소, 어렴풋한 따뜻함… 그녀는 처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조용히 웃었어요.

P 23-24

그들의 가게에는 오직 찾아오는 사람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신비한 먼지는, 윤지의 가게에도 조용히 흘러들어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행복을 전해 주었어요.

이제, 서월도 조금씩 행복을 알아가고 있었어요. 마노는 더 이상 분노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여전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어요.